독일 Daily Life

독일 생활 _물보다 많이 마시는 맥주의 놀라운 가격

Herr Choi 2020. 2. 5. 01:42

독일 생활 _물보다 많이 마시는 맥주의 놀라운 가격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Herr 초이입니다.

 

2016년 여름 독일 회사에 취업하여 독일 이민 온지 4년차입니다. 아무런 친구도 없고, 지인, 가족 하나 없는 낯선 땅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네요.ㅎㅎㅎ

 

독일은 한국처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발달한 나라가 아니라서 정말 놀거리가 없습니다. 한국은 PC방, 멀티방, 노래방, VR게임방 등 방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서 밖에 나가서 놀 곳이 정말 많죠?

독일은 이런 곳들이 별로 없고 일요일에는 상점들이 문을 닫아서 집에 있을수 밖에 없어요.

한국인들에게 독일인은 정말 재미가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있죠? 네 정말 재미가 없어요. 나라 자체도 재미가 없고 독일인들도 재미가 없답니다.

독일인들은 잘 놀줄 모르는 너무 진지한 사람들입니다. 독일인들은 그래서 축제라는 것을 굉장히 기다리는데요, 가장 유명한 옥토버페스트, 12월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인들이 1년을 기다리는 소중한 날입니다.

진지하고 잘 놀줄 모르는 독일인들도 옥토버페스트 때에는 모든것을 내려놓고 즐기는 날입니다.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한뒤... 몸이 못이길 정도로 놀아서 다음날 아파서 휴가 쓰기도 한답니다.

제 동료들도 옥토버페스트 다녀오면 2일은 휴가 쓰더라구요 ㅎㅎ

 

이렇게 독일인들에게 있어 맥주 축제는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데요, 그만큼 맥주를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전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기도 하고 역사가 길기도 합니다.

 

독일 이민 온후 한국에 휴가가서 친구들과 만나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독일은 맥주가 진짜 물보다 싸?"

입니다.

 

네. 실제로 독일 맥주는 물보다 싼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보다 맥주를 더 찾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독일은 주류 마트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맥주 종류가 참 많습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나게 다양한 맥주들이 쌓여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500ml 독일 맥주 한캔 가격은 0.29유로. 한화로 약 380원입니다. 정말 싸죠? 독일 물 중에 0.4유로 하는 물도 많으니, 맥주가 물보다 싸요. 물론 이렇게 싼 맥주는 그렇게 맛있지는 않습니다. 한 두번 싼맛에 먹을만하지만 진정 독일 맥주의 매력은 아닌거같아요.

독일에는 몇천개의 다른 맥주가 있을 만큼 맥주 강국인데요, 한국에 지역마다 다른 김치가 있는 것처럼 독일도 지역마다 맥주 종류가 다르답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 지역은 파울라너, 동부는 슈바르츠비어, 북부는 필스너와 같은 맥주가 발달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집집마다 전해 내려오는 김치 비법이 다르듯이, 독일도 집안마다 내려온 비법이 있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제 독일 회사 동료 중 한 독일인은 취미가 맥주 만들기입니다. 1년에 한번 시즌에 맞춰서 맥주를 제조를 하는데요, 이 친구가 제조할 때마다 회사 동료들은 줄을 서서 주문을 하기도 한답니다.

Nils라는 친구인데 작년 겨울에 이 친구가 저에게 직접 만든 맥주 6명을 선물로 주었어요. 제가 평소에 한국 음식을 많이 줘서 답례로 저에게는 공짜로 준답니다 ㅎㅎ

아래 맥주는 꿀을 넣어서 직접 제조한 맥주인데 세상 어딜가든 맛볼수 없는 핸드메이드, 리미티드 에디션이네요.

 

독일의 무료한 일상은 주로 와이프와 맥주를 마시며 달래고 있습니다. 독일 맥주가 워낙 다양해서 매주 새로운 맥주를 사서 맛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제까지 한 200개의 종류를 마셔본것 같은데 아직 독일 맥주를 다 맛보기에는 멀었어요.

집에서 샐러드 먹을때도 맥주를, 밖에서 외식할때도 맥주를 마신답니다. 물론 한국에서처럼 과음은 하지 않고 한 병으로 끝내는 편이죠.

독일 맥주 중에 Weiß Bier 라는 것이 많은데 하얀 밀로 만든 맥주라는 뜻입니다. Hell Bier라는 것은 순하고 깔끔한 맛을 나타내는 맥주이고 Hefe Weizen 은 Hefe (효모)를 걸러내지 않고 만든 맥주로 뿌연 색깔이 특징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 맥주가 Hefe Weizen 맥주로 오른쪽 맥주와 확연히 색 차이가 보이시죠?

 

독일 맥주는 주로 마트 갈때 한짝 단위로 사는 편인데, 가끔 이렇게 사면 맥주 잔을 공짜로 사은품으로 주는 경우가 있어요. 맥주잔도 맥주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이 맥주잔을 모으는 취미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하나 둘씩 모으게 된 맥주잔들이 지금은 25잔 정도가 될정도로 많이 모였습니다.ㅎㅎ

 

독일 생활 4년차가 된 요즘 독일 마트에 가면 이제 선호 맥주가 생겼습니다. 여러 종류의 맥주를 맛보다 보니 맥주 맛을 감별할수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주로 그 맥주들 위주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 맥주가 제가 생각하는 가성비 최고의 맥주입니다. 330ml 맥주 30병이 8.99유로, 한화로 12000원!!!!

한국에서 수입 맥주 4캔이 만원이라고 하면 꽤 싸서 인기가 많은 편인데, 독일에서는 30병에 12000원이니 역시 독일은 맥주의 나라다워요.

이 맥주는 독일 북부 지역에서 맛볼수 있는 맥주로 제가 굉장히 즐겨 마시는 맥주 중 하나입니다.

 

최근 저희 부부가 찾은 새로운 가성비 최고 맥주입니다. Oettinger 맥주라는 것인데 이것도 독일 북부 지역 맥주로 세일할때는 24병에 5.79유로, 한화로 약 7500원입니다. 가격이 착해도 너무 착하죠?

이정도면 정말 물보다 맥주를 마시는것이 남는 장사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독일 맥주는 무료한 독일 생활에 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어요. 밤에 독일 맥주를 마시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독일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 중 하나일거에요.

그래서 저희 집 냉장고 한칸은 아래사진처럼 독일 맥주들로 꽉 차있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