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초등학교 입학 준비, 정말 독일스럽다

Herr Choi 2021. 9. 8. 00:56

독일 초등학교 입학 준비, 정말 독일스럽다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독일 이민 6년차 Herr 초이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독일 유치원의 특별한 졸업식 행사에 대해 알려드렸었죠. 유치원 졸업을 하고나니, 초등학교 입학 준비로 저희 가족은 독일에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정말 할게 많더라구요.. 

 

독일에서는 한국과 달리 9월에 입학식이 있고, 새 학년이 시작됩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생일이 늦은 편이라 아쉽게도 작년에 입학하지 못하고 올해 입학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우리 아이가 독일 유치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것 같아 부모로서 아쉽지는 않습니다. ㅎㅎ

 

오늘 포스팅에서는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할, 조금은 한국과는 다른 점에 대해 알려드릴까해요.

우선 입학 1년 전, 독일 관청에서 우편물이 하나 옵니다. 아이가 1년 후에 입학을 할 나이인데, 입학을 시킬 것인지, 아니면 한 학년을 더 미룰 것인지에 대해 서류 작성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입학 하길 원할 경우 엄청 많은 서류를 꼼꼼히 작성해야하는데요, 아이와 부모의 신상 정보 작성과, 아이에게 방과후 활동을 시킬 것인지에 대한 서류 작성입니다.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과 후 활동이 있는데요, 한국처럼 여러 활동들이 짜임새 있게 구성이 되어있지는 않고, 맞벌이 부모들이 퇴근할때까지 아이와 시간 떼우며 놀아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물 리스트 서류

 

저희는 작년에 이렇게 입학하겠다는 서류를 독일 관청에 보낸 상태였고, 어느 초등학교에 갈지 배정이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독일은 한국처럼 한 동네에 초등학교가 여러개 있는 곳이 드물어서, 집에서 가까운 초등학교에 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유치원 졸업하는 아이들은 그 멤버 그대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편이에요.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은 8월말 혹은 9월 초인데요, 2달 전 쯤 해당 학교로부터 중요한 서류가 날라옵니다. 바로 입학 전 준비해야할 물품에 대한 안내 서류입니다. 

독일 초등학교 준비물 리스트가 정말 엄청나다는 것은, 예전부터 다른 한국인 가정으로부터 익히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리스트를 받아보니, 헉 ... 소리가 저절로 나더라구요.

 

독일 초등학교 입학 준비물 리스트

 

서류에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져있는데요, 

 

1. 수업 교과서 준비

2.  학용품 및 보조 도구 준비

 

여기서 한국과 다른점을 볼수 있는데요, 바로 수업 교과서를 입학전에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제가 알기론, 입학하면 수업 첫날에 학교에서 무료로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것 같은데요.. 독일에서는 교과서를 돈을 주고 사야되더라구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Arbeitsmittel 이라고, 11가지 교재를 구입하도록 써놓았습니다. 수학, 글쓰기용 교재, 교통 안전 등 교재에 대한 설명과 금액까지 자세히 표기해놓았더라구요. 

 

독일 초등학교 입학전 구입해야할 교재 목록

 

그렇게 해서 평일 오전 교재를 구입하러 서점으로 갔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적이 없어서....학교 교재를 서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참 낯설더라구요. ㅎㅎ

해당 서점에 가서 위 서류를 건네주면, 서점 직원이 친절하게 직접 교재를 하나하나 가져다 줍니다.

 

그렇게 해서 구입한 독일 초등학교 교재들 사진입니다. 11 교재 값으로 약 110유로, 한화로 약 14만원 정도 들었네요.

 

독일 초등학교 1학년 교재들

 

저도 독일 초등학교 교과서라는 것을 처음 봤는데요, 개인적인 느낌은 한국 교과서보다는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어 보입니다. 학교 교과서 교재 느낌보다는, 그림책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ㅎㅎ 

사실 독일 유치원에서 뿐 아니라, 독일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은 많은 것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독일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들

 

얼마 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초등학교 입학 설명회에서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절대 아이에게 사전 학습을 시키지 말라는 것이었죠. 사전학습이라고 하면 한국 부모들은 영어 교육, 수학 교육 등을 떠올리시겠지만, 여기 독일에서는 놀랍게도 읽기, 쓰기 등을 의미합니다. 즉, 학교에 입학하기전에 절대 혼자 책 읽는 연습, 혼자 글 쓰는 연습조차 시키지 말라는 것이죠. 

 

독일로 이민 온 이유도, 한국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 암기식 교육, 과도한 교육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독일은 사교육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사전 교육을 안시키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독일 초등학교 입학 설명회 때 강조한 선행학습 금지

아래는 교통 안전에 대한 교과서인데요, 아이들이 길을 걸어 다닐때, 주의해야할 점들과 대중교통, 차를 탈때 지켜야할 사항들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놓았습니다. 

 

독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은 수학, 영어 이런 학습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사회 규칙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독일 유치원에서는 3년 동안 특별한 교육을 하지는 않고,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하면서 서로간에 지켜야 할 규율 등을 굉장히 엄하게 가르치더라구요. 

 

독일 초등학교 1학년 교통 안전 교재
독일 초등학교 1학년 교통 안전 교재

 

독일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야, 제대로 된 독일어를 배웁니다. 이미 유치원에서 한글뿐 아니라, 영어까지 배우고 입학하는 한국과 비교하면, 이래도 될까 싶을정도로 독일 초등학교가 엄청 느리게 보이지만, 사교육 없이 모든 아이들이 기초부터 천천히 공교육을 똑같이 시작하는 것이 어찌 보면 사교육 문화를 없애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독일 초등학교 독일어 교재
독일 초등학교 독일어 교재

 

자 그러면 이제 학용품 및 보조 도구 리스트에 대해 보여드릴게요. 사실 교재 구입은 학용품 구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이, 준비해야 할 학용품이 정말 많거든요. 

또한 각 물품마다 정해진 규격, 사이즈, 색깔 등이 정해져 있는 것이 한국과 다른 특징이에요.

제가 알기론 한국에서는 부모님들이 알아서 준비를 해서 아이들마다 각자 다른 학용품을 쓰는데요, 독일은 이렇게 연필 한자루조차 정해진 규격을 사용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독일 초등학교 학용품 준비물 리스트

 

이렇게 독일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용품에 규격, 모양, 색깔등을 정해주는 이유는, 아이들 간 학용품으로 인한 차별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해요. 아무래도 잘사는 집은 비싸고 신기한 학용품을 쓸거고, 형편이 넉넉치 않은 집은 아무래도 싼 학용품을 쓸수 밖에 없을텐데요.. 한국도 요즘 어린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명품 가방 등으로 인한 차별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날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독일 초등학교 학용품 준비물 리스트

 

이렇게 까다롭게 세세하게 적혀있는 이 모든 학용품들을 준비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솔직히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독일 문구점에 가서 이 서류를 주고, 여기에 적혀있는 물품들을 모두 구입하고 싶다고 하면, 직원이 준비를 해놓겠다고 하면서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다음 날에 찾아오라고 합니다. 이 모든 물건을 부모들이 직접 하나하나 찾으러 다니면 5시간 이상은 걸릴것 같더라구요..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할 학용품들

 

위 사진은 이렇게 구입한 학용품 일부 사진들입니다.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노트 하나도 정해진 규격을 사도록 규정해놓아서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이쁜것을 사고싶어도 살수가 없어요. ㅎㅎㅎ

 

미술 시간에 필요한 작업복

 

위 사진은 아이들이 미술 시간에 아이들 옷에 물감 등이 묻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업복인데요, 한국에서는 이런 작업복을 입고 아이들이 미술 수업을 듣나 모르겠네요 ㅎㅎ

 

아이들 숙제들을 보관하기 위한 서류철

 

또 하나 신기한 준비물은 위 사진처럼, 아이들이 만든 그림들이나, 숙제들을 한곳에 모아놓기 위한 서류철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이런 서류철을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귀엽네요 ㅎㅎ

 

독일 초등학교에서 쓸 노트

 

위 사진은 공책, 노트인데요. 아이들이 알파벳 하나하나를 이쁘게 쓸수 있도록 연습시키기 위한 노트입니다. 이거 보니까 예전에 저도 이런 노트로 자음과 모음을 쓰며 연습한 적이 생각이 납니다 ㅎㅎ

 

이렇게 오늘은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할 물품들에 대해 포스팅 해보았어요. 한국과는 좀 다른 모습이 신기하죠?  이런 준비 과정에서도, 정말 독일스러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볼수 있었어요. 정해진 규칙을 중요시하는 문화에 대해서 말이죠 ㅎㅎ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