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유치원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졸업식

Herr Choi 2021. 8. 4. 00:04

독일  유치원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졸업식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독일 이민 6년차 Herr 초이입니다.

 

오랜만에 포스팅합니다. ㅎㅎ 그동안 독일 회사에서 일이 너무 바빠서 블로그 할 시간이 전혀 없었어요.. 독일 회사도 바쁠때는 정말 한국 회사만큼 바쁘더라구요. 그래도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이 금지 되어있어 견딜만 해요. 한국 회사에서 일했을 때는 평일에 12시간도 모잘라, 주말에 반강제적으로 일했어야했는데요..그것에 비하면 뭐.. ㅎㅎ

 

오늘 포스팅 할 내용은 독일 졸업식의 특별한 행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최근에 우리 딸이 독일 유치원 졸업했거든요. ㅎㅎㅎ 

2016년에 이민 가방을 바리바리 싸고 아무런 연고 없이 독일 땅 밟은 때가 우리 아이가 겨우 20개월 때인데...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당시 우리 딸이 독일 유치원에 갈때마다 적응을 하지 못해서, 거의 1달 넘게 유치원에 가기만 하면 울면서 와이프가 같이 가곤했는데.. 지금은 유치원의 골목 대장처럼 독일 아이들을 이끌며 노는 것을 보면... 참 아이가 어린 나이에 독일에서 견뎌내준것이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 아이가 다녔던 독일 유치원은 저희 집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굉장히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이었어요. 독일 집 구할때도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이, 유치원과 얼마나 가까운가? 초등학교와 얼마나 가까운가? 였습니다.  독일 유치원 비용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면.. 독일에서 유치원 비용은, 

 

- 아이가 몇시간 유치원에서 보내느냐.

- 독일 지역 어디에 사느냐.

- 해당 유치원이 점심을 제공해주느냐.

 

에 따라 굉장히 다릅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나름 부유한 도시라서, 저희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은 감사하게도 유치원 비용을 내지 않습니다.  독일에서는 육아 수당이 아이가 만 23살때까지 월 219유로, 약 29만원을 받는데요, 이 금액이 그대로 세이브되는 것이죠. 

 

이렇게 아이가 신나게 놀던 유치원이 최근에 졸업식을 끝으로, 우리 딸은 유치원 생활을 마치게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들은 유치원과 부모님들의 허락을 사전에 받고 블로그에 올리는 것입니다)

 

독일 유치원 졸업식은 아이의 모든 물건을 챙겨가는 날

독일 유치원에서는 졸업식 날 아이가 유치원에서 쓰던 모든 개인 물품들을 다 챙겨가는 날이라, 위 사진처럼 커다란 비닐봉지에 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옵니다 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독일 유치원의 특별한 행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1. 졸업식의 특별한 구호 : 독일 유치원 시절은 이제 떠나갔다!!!

 

독일 유치원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행사 그 첫번째로, 아이를 매트에 집어 던지는 (?) 행사입니다. 말로만 들으면 참 섬뜩하죠? 하지만 직접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다 모이면 선생님들은 유치원 건물 앞에 두꺼운 매트를 깔아놓고 행사 시작을 알립니다.

 

독일 유치원 졸업식 첫번째 행사 시작

그리고 나선, 아이들에게 누가 먼저 하고싶은지 줄을 서라고 하는데요, 서로 첫번째로 하기 싫어서 계속 뒤로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에 학부모들은 귀엽다고 난리입니다. ㅎㅎ

1번 주자로 우리 딸아이와 가장 친한 율리아가 나섭니다. 율리아는 키가 상당히 커서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인데요, 선생님  두 분이 율리아를 들어올리느라, 꽤 힘들어보이십니다. ㅎㅎ

 

행사 중 하나인, 아이를 매트에 집어 던지는 행사

 

아이들을 앞으로 뒤로 여러 번 흔든 다음,  아래 구호와 함께 아이를 매트에 집어 던져줍니다.

 

Kindergartenzeit ist jetzt vorbei !!  (유치원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매트에 던져질때,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깔깔 대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마 저 구호는 이제 너희들의 어린 시절은 끝이 나고, 좀 더 큰 아이로 태어나는 시간이니, 더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어라 라는 뜻이 함축되어있는 것 같아요. 

 

행사 중 하나인 아이를 매트에 집어 던지는 행사

 

우리 아이도 3번째 순서로 이 의식(?)을 치뤘습니다. ㅎㅎ 아래 사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우리 아이가 얼마나 신나하는지 아시겠죠? 

사실 저는 너무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제 블로그를 예전부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빠 따라 아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와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독일어를 배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지금 독일어가 모국어 수준인 아이를 보면서 참 대견하기도 하고 가슴이 찡합니다..

 

유치원 졸업식 첫번째 행사 의식을 치루는 우리 딸

 

이렇게 모든 아이들이 첫번째 행사를 치루면 아래 사진과 같이 의자 위에 쪼로록 한명씩 올라가는데요.. 이 사진에서 혹시  특이한 점 발견 하셨나요?

 

아이들이 직접 제작한 티셔츠를 맞춰 입은 졸업식

바로 다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것인데요.

 

졸업행사 2개월 전에 유치원에서는 졸업하는 아이의 학부모들에게 흰색 티셔츠를 가져오라고 공지를 했습니다. 이렇게 흰 티셔츠를 가져온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미술시간에 직접 물감으로 색칠해서 티셔츠를 만들었어요. 

그 다음에 선생님들이 직접 세탁을 해서 유치원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입힌 것이죠. 아이들이 직접 만든 옷을 졸업식 행사에 입으니 그 의미가 참 특별한것 같습니다.

 

2. Schultüte (선물꽃다발)

 

독일 유치원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행사 2번째! 바로 Schultüte (슐튜테)입니다.!

이 슐튜테는 보통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볼수 있는 행사 중 하나인데요, 독일 유치원에서도 졸업식 때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줄 슐튜테를 가져오는 선생님

 

원래는 독일 유치원 졸업식에서는 큰 것을 안주는데, 이번에는 코로나로 많은 이벤트를 축소해서 그런지, 슐튜테를 정말 크게 만들어서 주더라구요.. 사실 모든 유치원이 이렇게 크게 주지는 않거든요..  이 슐튜테는 선생님들이 직접 만드는데요, 8명의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들었을 선생님의 노고에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슐튜테를 다 받고 단체 사진 찍는 아이들

 

약 60cm가 넘는 이 큰 슐튀테 안에는 선생님들이 졸업하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들이 들어있어요.  치약, 칫솔, 야광 조끼, 책 ,구슬, 연필, 지우개 세트 , 초콜렛 등이 들어있는데요, 대부분이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필요한 것들이죠. 특히 야광 조끼는 독일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 부모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하는 물건인데요..이는 독일의 날씨와 관련이 있습니다.

 

독일 여름의 아침은 5시에 해가 뜰 정도로 굉장히 밝지만 겨울은 해가 8시에 뜨기 시작해서 저녁 4시에 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 가는 시간인 7시는 정말 앞이 안 보일정도로 깜깜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꼭 형광색 조끼를 입거나 형광색 가방을 메야 안전합니다. 

 

슐튜테를 들고 사진 찍는 독일 유치원 아이들

 

이렇게 아이들이 선물꽃다발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채 사진을 찍으면서 2번째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아이들 너무 귀엽죠? ㅎㅎ

 

3. 졸업하는 아이 부모님들이 마련하는 기증품 증정

 

독일 유치원에서 볼수 있는 특별한 행사 3번째, 바로 유치원에 기증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입니다. 

우선 졸업하는 3개 반 중, 우리 아이가 속한  Wolken(구름 )반 부모들끼리 따로 돈을 모아,  선생님에게 사과 나무를 선물해줬습니다. 사과 나무에는 졸업하는 애들 사진과 이름을 걸어 놓기까지 했죠. ㅎㅎ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유치원에 기증한 야외 테이블

 

이것 말고 더 크게 준비한 선물이 있었는데요.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는 야외 테이블입니다.

독일 모든 유치원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사는 도시의 대부분 유치원들은 이렇게 졸업하는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 유치원에 선물을 줍니다. 

여기서 독일스러운 면모를 볼수 있는데요, 학부모 대표는 유치원 선생님들과 상의하에 선물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독일인들은 아시다시피 굉장히 실용적인데요. 독일 유치원 선생님들이 필요한 물품을 학부모 대표에게 이야기를 하고, 학부모 대표는 이를 학부모들에게 전달하여 돈을 걷습니다. 

 

독일 유치원에 기증한 야외 테이블에 새겨진 졸업생 이름들

저 야외 테이블은 무려 2개월전부터 진행된 선물인데요, 학부모 대표가 2개월 전부터 돈을 걷어서 인터넷으로 배송을 하고, 직접 조립을 한 다음에, 졸업하는 학부모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해서, 테이블에 이름을 적는 개별적인 약속을 잡았었습니다. 테이블이 230유로로  인당 10유로 정도 냈던것 같은데요, 사실 13000원밖에 안되는 금액입니다. 한국에서는 선물이라고 하면 정말 대단하고 비싼 선물을 하지만, 독일에서는 이렇게 단체로 돈을 모아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문화입니다. 

 

이렇게 구입을 하고 모든 아이들이 이름을 다 적기까지 총 2개월이 걸렸는데요.. ㅎㅎ 역시 독일스러운 일 처리 시간을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독일 유치원에 기증한 야외 테이블

 

독일 유치원에서는 졸업반 아이들이 졸업하기 전에, 학교 견학도 갑니다. 유치원에서 졸업하는 애들 따로 모아서 유치원에서 학교까지 다같이 걸어가면서 학교 건물 구경시켜주고... 학교에 가져갈 책가방을 가져오게 해서 유치원 친구들에게 본인의 책가방을 소개해주는 자리도 잇엇어요. 또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들 개별 상담해주기도 해요. 

 

원래는 이런 행사들이 부모들이 같이 참석해야하는 행사인데, 코로나로 인해 많이 변경이 되엇습니다. 

 

독일 유치원 졸업식을 마친 8명의 아이들

 

이 졸업하는 8명 중 6명이 다 같은 초등학교로 가게되요... 감사하게도 독일 초등학교 측에서 6명을 다 같은 반으로 묶어주었어요. 원래는 초등학교 측에서 부모님들에게 입학전에 어느 친구랑 가장 친하고, 누구랑 같은 반이 되고싶은지 이름을 적어 가고.. 서로가 원하는 경우 같은 반에 넣어줍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학부모 사전 상담이 없어서 다 같은 반에 넣어주었더라구요. 사실 독일 초등학교는 한국처럼 주변에 많지 않고, 한 학년에 반이 굉장히 적습니다.  우리 아이가 가는 초등학교는 총  한 학년이 2개의 반으로 되어잇어요. 한국에 비하면 완전 적은 편이죠.

 

독일 초등학교는 신기한 것이 학교 졸업할때까지 계속 같은 반으로 쭉 간다는 것인데요. 심지어 선생님도 안 바뀐다고 해요. 그래서 독일에서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갈때 아는 친구들끼리 같은 반 되는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독일 유치원을 졸업한 대견한 우리 아이. 독일 초등학교에 가서도 잘 적응하는 씩씩한 한국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