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이웃들에게 준, 한국스럽고 독일스러운 선물

Herr Choi 2021. 2. 11. 00:53

독일 이웃들에게 준, 한국스럽고 독일스러운 선물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독일 이민 , 독일 회사 6년차 Herr 초이입니다.

 

독일에서 저희 가족은 다른 한인들에 비하면 오래산 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저희 동네에는 20년 이상 독일에 거주한 한인 가정들이 많아요. 저희 가족에 있어 독일 생활 대선배님들이시죠.

 

그래도 저희도 6년차에 접어들어 나름대로 독일에서 경험치가 있는 가족이긴 합니다. 제가 독일에 살면서 지켜본 결과, 독일 이민에 성공해서 정착하시는 분도 많지만 독일 생활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특히 독일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도 생각보다 독일 취업이 쉽지 않아 80퍼센트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외국인으로서 독일에 거주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물론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영어권 나라는 그나마 언어에 있어 쉬울거라 생각합니다. 독일은 아직 영어 대화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아요. 그래서 독일어를 못한채 독일 이민을 오면 첫 1년은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어떤 독일 사람을 주위에서 만나느냐에 따라, 얼마나 독일 생활에 빨리 적응 하느냐, 독일에 얼마나 좋은 감정을 느끼느냐가 달려있다고 봅니다. 아마 저희 가족은 이런 면에 있어 굉장히 인복이 있었다고 봐요.

 

독일에 처음 와서 살았던 곳의 집주인 가족은 너무나도 따뜻했습니다.

 

 

 

독일에 처음 살았던 집

당시 정말 운이 좋게도 집 보러 간지 3번만에 마음에 드는 집을 구했어요.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했고, 회사와 거리도 멀지 않고요.. 게다가 집주인 분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독일에 온지 얼마 안되 독일이라는 나라, 사회에 대해 어리버리하고 있을 때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안되는 영어를 섞어 가며 저희에게 최대한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동네에 축제가 있을때마다 저희에게 같이 가자고 알리며, 축제에 대해 알려주고, 동네 사람들에게 저희를 소개시켜주기도 했어요. 아래 사진은 독일에 오자마자 집주인 아주머니가 데리고 간 Laternefest 인데요, 독일 어린에들에게 있어 빠질수 없는 축제입니다.  한글로 "등불축제" 라고 해요.

이 행사 열리는 Martinstag (마틴탁) 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성 마틴이 말을 타고 행렬을 이끄며 그 뒤로 아이들과 엄마들이 걸어가는데 아이들은 이날 램프를 들고 다닙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이 날을 위해 미리 전날 아이들과 본인만의 램프를 만드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독일의 등불축제 현장

아래와 같이 작년 본 행사때에는 말을 타고 있는 마틴이 등장하며 행사가 시작이 됩니다. 이 날을 위해서 소방관 아저씨들이 교통을 미리 통제하고 행사 안전에 힘을 써 주십니다.마틴을 따라 아이들과 부모들이 램프를 들고 따라다니는데 길을 걷다가 중간에 멈춰서서 빙 둘러 서서 노래를 부릅니다. 이 날 부르는 노래는 마틴탁 행사 때 부르는 전통 음악으로 유치원에서 미리 아이들에게 알려줍니다.

이렇게 친절한 집주인 아주머니 덕분에 독일 생활에 잘 적응했지만, 아래집 아주머니 덕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래집 아주머니는 혼자 사셨는데 고양이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어요. 바로 "집시" 라는 고양이였어요. 우리 딸이 어릴때 그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아래집에 자주놀러 가곤 했습니다.

이웃들이 한국 음식과 술, 과자를 좋아해서 출장이나 가족 방문을 위해 한국에 다녀올때면 항상 이웃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곤 했어요. 그렇게 가족처럼 지냈었는데......

 

2019년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 아쉽게도 그 집에서 나와 500킬로 떨어진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해야해서 그 좋은 이웃들과 떨어져야했어요. 이사 전 날, 그동안의 감사움을 표하고자 레스토랑에서 이웃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저희들에게 메세지를 보내며 안부인사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아직도 저희 가족은 그 이웃들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지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다녀오면서 선물을 준비해왔습니다.

 

한국 방문시 독일 이웃들에게 선물할 와인 커버 구입

그동안 먹을것을 선물해주곤 했는데, 현재 다른 도시로 이사하면서 500킬로미터나 떨어져있어 만나기도 어렵고,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독일 내 이동 제한으로 인해 사실 상 만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12월에 한국에 있는 동안 무엇을 살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와인 커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일인들은 맥주도 즐겨마시지만, 와인 또한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여러개를 사서 캐리어에 넣고 들고와도 손상되지 않고 무겁지 않은 와인 커버가 좋겠더라구요.

 

한복 와인 커버

저희도 요즘 독일에서 와인을 즐겨마시는 터라, 저희 것도 사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이쁘더라구요. 한국스러움의 대표 명사, 한복으로 되어있어 독일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주는 데도 좋을뿐 아니라, 예전 왕과 왕비의 의상으로 만들어져있어 그 선물에 있어 깊은 뜻을 더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사와, 올해 새해 이웃들에게 택배로 보냈습니다. 독일 이웃들뿐 아니라, 현재 독일 회사 팀장에게도 보냈어요 ㅎㅎ. 독일 회사 팀장이 작년 한해 , 저를 너무나도 잘 챙겨줘서 정말 큰 어려움 없이 제 프로젝트를 해나갈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독일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좋은 동료들도 굉장히 많지만, 인종차별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동료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팀장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외국인에게 있어 굉장히 행운이고 감사해야할 일입니다. 그런 팀장에게 제 마음을 표하고자, 이 한복 와인 커버를 보내기로했어요.

 

독일 이웃에게서 온 메세지

독일 예전 집주인 가족과,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선물을 드렸더니 너무나도 좋아했습니다. 정말 선물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ㅎㅎ 특히 아랫집 아주머니께서는 메세지로 사진까지 보내주셨고, 그 기뻐하는 마음이 메세지에서도 느껴지더라구요.  아랫집 아주머니는 와인도 좋아하셨지만, 슈납스 라는 독일 술 애호가입니다. 그 집에 놀러가면, 항상 새로운 맛의 슈납스를 마실수 있었죠. 그래서 제가 선물한 한복 와인 커버를 슈납스 병에 보관하셨더라구요. 그래서 한복위로 튀어나와야할 병목 부분이 짧더라구요 ㅎㅎㅎ

 

독일 아래집 아주머니가 독일 술에 장식한 한복 커버

독일 팀장에게서도 선물을 잘 받았다는 메세지가 왔습니다. 사실 현재 코로나로 작년 3월부터 재택근무를 하고있습니다. 거의 11개월 다되갑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서 전해주지못해, 팀장한테도 택배로 보냈어요.

팀장님이 보낸 메세지는, "이 한복커버를 위스키 병에도 써도 괜찮길 바래" 라고 적혀있었어요 ㅎㅎ

팀장님은 사실 위스키 메니아입니다.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몇 년 근무한 적이 있어, 미국 위스키를 참 좋아합니다.

팀장이랑은 그래서 영어로도 종종 이야기해요, 물론 팀장님은 독일인이지만, 제가 독일어가 능통치 못하던 시절에 저를 위해 팀 미팅을 영어로 바꿔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독일인 팀장에게서 온 메세지

독일 회사 팀장도 제 선물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어요 ㅎㅎ 팀장의 와이프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더라구요.

한국의 문화도 알리고, 독일인들에게 감사함을 표할수 있었던 정말 좋은 선물 선택이었네요.

 

독일 회사 팀장이 보낸 사진

물론 아랫집 아줌마도, 독일인 팀장도 와인에 이용하지 않았지만, 뭐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ㅎㅎㅎ

이밖에도, 독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친구 혹은 동료들에게도 같은 선물을 했는데 모두 다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2021년 새해부터 이렇게 선물의 뿌듯함을 안고 독일에서 한해를 출발해봅니다.

 

사실 독일인 팀장에게서 정말 깜짝놀랄 선물을 받았는데요!!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