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도 폭설, 독일 아이들이 눈 가지고 노는 법

Herr Choi 2021. 1. 27. 03:04

독일도 폭설, 독일 아이들이 눈 가지고 노는 법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독일 이민 6년차 Herr 초이입니다.

 

2021년 1월은 유독 눈이 많이 옵니다. 한국도 얼마전 폭설로 엄청난 교통 대란이 일어나, 퇴근을 10시간 걸려 했다는 웃지 못할 기사를 독일에서도 보았습니다. 여기 독일도 마찬가지였는데요.

 

1월 초부터 제가 사는 독일 도시에는 거의 2주 간 매일 눈이 내렸습니다. 1월이 되면 독일인들도 스키장을 자주 찾습니다. 가족과 함께 거의 1주일을 스키장에서 사는데요 여행에 돈을 아끼지 않는 독일인들이라 1주일에 2500유로, 약 300만원이 되는 비용을 쓰고 옵니다.

 

이번 1월은 코로나로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스키장을 찾는 독일인들이 적었지만, 그래도 제 회사 동료들은 1월 2주차 까지만 해도 아이들과 스키장을 가거나, 썰매장을 다녀왔더라구요.

독일에서는 코로나로 매일 확진자 2만에서 3만명씩 나오고 있어, 저희 같은 한국인들은 무서워서 여행, 외출, 산책을 삼가하고 있는데, 독일인들은 여전히 코로나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독일에 정말 엄청난 눈이 내렸습니다. 토요일 오전, 자고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었는데 집 앞이 모두 하얗게 변했더라구요. 바로 아래 사진처럼요.

 

독일에도 폭설이...

 

제가 사는 도시는 2년동안 눈을 구경해본적이 없었는데요, 이렇게 오랜만에 눈을 구경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눈이 오면 운전하기 불편해서, 눈을 반기지 않지만 뭐 지금은 재택근무 중이라 출퇴근 할 일이 없으니까요.

 

독일 폭설로 눈으로 뒤덮인 우리 동네

 

이렇게 하얗게 변한 바깥 풍경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 우리 딸을 깨우러 갔습니다.

 

아이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온것을 처음 봐서, "겨울 왕국이다아아" 라고 소리지르며 신났어요.

 

독일 우리집 베란다 앞 풍경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딸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 정확히 말하면 "올라프"를 만들었어요 ㅎㅎ.

눈사람은 정말 어릴 때 초등학교 시절 만든 이후로 30년만인것 같은데요. 하.. 세월이 참 무심하게도 빨리 가네요.

특히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정신없이 살아가니, 더 빨리 가는것 같아요.

 

우선 저는 발코니에 쌓인 눈을 쓰레받기로 쫘악 모아봅니다. 발코니에 쌓인 눈만 하더라도 양이 정말 엄청나더라구요.

 

독일 우리집 베란다에 쌓인 눈

 

딸아이는 올라프를 똑같이 만들어야한다며, 겨울왕국 2 책을 가져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눈사람은 2개의 눈덩어리로 만들지만, 올라프는 3개의 각기 다른 크기의 눈덩어리가 필요하죠 ㅎㅎ 그래서 저와 와이프 그리고 딸 이렇게 3명이서 각각 한 부분씩 맡았습니다.

 

올라프를 딸아이와 그림으로만 그려봤지, 실제로 만들어본적이 없다보니 ㅎㅎ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더라구요.

 

가족이 다 같이 만드는 올라프

올라프에는 손으로 쓰이는 나뭇가지도 필요하고, 그리고 히든 마크인 코! 당근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몸에 장식할 단추인 돌도 필요한데, 신기하게도 집에 모든것이 다 있더라구요. (사실 아이가 독일 유치원에서 귀가하면서 항상 이쁜 돌이나 나뭇가지들을 주워오는 습관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만든 올라프

자 이렇게 완성된 올라프!! 생각보다 잘 만들었죠? 우리 가족이 다같이 만든 완성작입니다! 지인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다들 잘 만들었다고 하네요 ㅎㅎ

딸아이는 올라프 너무 귀엽다고 계속 옆에서 동생 챙겨주듯이 하더라구요. (속으로는 이 올라프가 녹지 않고 오래 가야할텐데 라는 걱정이 엄청 컸습니다....)

 

올라프와 우리 딸

이렇게 토요일 아침부터 열심히 Arbeit (?) , 일을 하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바로 옆집 아줌마 , Louise 였어요.

 

"지금 눈도 많이 왔는데, 우리 건물에 사는 아이들끼리 다 모여서 밖에서 놀게 하자"

 

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들은 딸은 묻기도 전에, 이미 외출옷을 입고 있네요.( 코로나로 독일 유치원도 못가고 있어 매일 집에만 있는데, 옆집 아이들과 집 안이 아닌, 밖에서 눈을 가지고 논다고 하니 엄청 신이 났습니다.)

 

저희 건물에는5 가구가 있는데, 종종 아이들끼리 집 밖 혹은 누군가의 집에 초대해 같이 놉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같이 노는 것이 조금 힘들어졌죠...

 

밖에 나갔더니, 이미 옆집 남자아이, 카로가 눈사람을 만들었더라구요. ㅎㅎ

 

독일인 옆집 아이가 만든 눈사람

아이들끼리 눈을 뿌리고 도망치며 놀다가 무언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서로 모여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열심히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알고 봤더니, 바로 "이글루" 를 만들고 있는거였어요.

 

사실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도 이글루는 책이나 TV에서 보기만 했지, 눈이 오면 만들어볼 생각조차 안했는데요, 여기 독일은 이렇게 눈사람 뿐 아니라, 아이들이 이글루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지, 이웃집 아이들이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만들더라구요. 처음 만들어본 솜씨가 아닌것처럼 뚝딱뚝딱 금방 만들어 냈어요. 어른들은 눈을 날라주기만 했지, 이글루 만드는데 전혀 도움을 안줬는데도 말이죠.

 

이글루를 만들고 있는 독일 아이들

우리 딸도, 생전 처음 이글루 라는 것을 만들어보지만, TV와 책에서 많이 봤는지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잘 알더라구요. 정말 아이들이 신기하게도 무너뜨리지 않고, 이글루 형상을 만들었어요. 역시 공학이 유명한 독일입니다 ㅎㅎㅎ

 

이글루를 만들고 있는 우리 딸

얼핏 다 완성된 것처럼 보여, 아이들한테 "우와 너네 드디어 이글루를 완성했구나!" 라고 했더니 아랫집 쌍둥이들이 "아니에요 아직 완성 안됐어요 !  이글루는 집 안이 넓어야해요" 라며 이글루 안으로 들어가 더 넓에 공간을 파기 시작하더라구요. ㅎㅎㅎ

 

이글루를 만드는 독일 아이들과 우리 딸

 

그렇게 다지는 작업을 30분 정도 하더니, 완성됐다고 하네요 ㅎㅎ 2시간 넘게 쉬지 않고 열심히 만들더니 힘이 들었나 봅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글루 위에 올라가 쉬고 있네요. 저렇게 올라가도 정말 신기하게 이글루가 안 망가지더라구요. 기초가 탄탄하게 정말 잘 지어졌나 봅니다.

 

2시간에 걸친 이글루 완성

옆집 아줌마 Louise 가 자기 핸드폰 사진 잘 나온다고, 이글루 완성 기념 단체샷 찍자고 하네요 ㅎㅎ. 아래 사진에 제일 왼쪽에 있는 귀염둥이가 옆집 아이, 카로입니다ㅎㅎ 우리 딸 아이도 오랜만에 옆집 친구들과 같이 놀아서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이글루를 완성한 자랑스러운 아이들!

이렇게 독일에서 폭설로, 오랜만에 아이들이 즐겁게 눈을 가지고 놀았어요. 저도 덕분에 직접 만든 이글루를 볼수 있었던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저희 가족의 신기한 독일 일상을 보여드릴게요!

 

기대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