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이민 생활_코로나로 달라진 아이와의 생활

Herr Choi 2020. 4. 1. 00:29

독일 이민 생활_코로나로 달라진 아이와의 생활

 

Hallo Guten Tag

 

독일 이민 4년차에 이런 바이러스 공포가 퍼지다니.....

 

독일 코로나19 감염자가 멈출줄 모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31일 오후 5시 기준 현재 코로나 감염자는 68180명, 사망자 687명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정부에서 3월 12일 독일의 모든 주가 유치원, 학교에 휴교령을 내린지 10일만에, 3월 22일 메르켈 총리는 전국적으로 외출 자제령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메르켈 총리가 당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Im Kampf gegen die Ausbreitung des Coronavirus sollen künftig Ansammlungen von mehr als zwei Personen in der Öffentlichkeit verboten sein
(코로나의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에서 2명 초과한 그룹 모임 금지)
-In der Öffentlichkeit soll grundsätzlich ein Mindestabstands von 1,5 Metern gelten
(최소한 사회적 거리 1.5m 두기)
-Der Weg zur Arbeit, zur Notbetreuung, Teilnahme an erforderlichen Terminen, indivueller Sport und Bwegung an der frischen Luft bleiben weiter möglich
(회사 출퇴근, 긴급상황, 야외 개인운동은 가능)
-Gruppen feiernder Menschen auf öffentlichen Plätzen, in Wohnungen sowie privaten Einrichtungen seien angesichts der ernsten Lage, heißt es im Beschluss, „inakzeptabel"
(공공장소 혹은 집에서의 파티 금지)

 

이를 어길 경우 벌금과 처벌도 꽤 무거운 편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감염자 수를 보이고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벌금 규정을 보면, 2명 초과 만남의 경우 200유로, 병원 방문 규정을 위반한 경우 200유로를 내야 한다.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독일 젊은이들은 소위 '코로나 파티'라는 명목으로 홈파티, 공원에서의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반발과 항의가 이어지자 정부는 파티를 여는 경우 2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바, 클럽, 디스코텍과 같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의 경우 5천 유로의 벌금을 책정했다.

가장 먼저 외출 자제령을 시행한 독일 바이에른은 코로나 관련 금지사항을 위반할 경우 최대 2만 5천 유로, 즉 한화로 약 3400만 원의 벌금과 2년 이하의 징역을 발표하는 등 초강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외출자제령이 시행되면서 독일에 사는 우리 가족은 방콕 생활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독일 은행에 급한 용무가 있어 평일 오전 혼자 도이치 방크에 다녀왔었다. 은행에서도 메르켈 총리가 발표한 규율들이 정말 잘 지켜지고 있었다.

 

동시에 2명의 고객만이 입장 가능하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그 외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인 1.5m를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었다. 또한 은행원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바닥에 선을 표시해 은행원과 1.5m 떨어진 거리에서 은행 업무를 보도록 하고 있었다.

시내에 나가도 할수 있는 것은 없다. 아래 사진처럼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백화점, 옷가게, 식당, 카페, 술집 등이 닫았으며 심지어 미용실도 문을 닫았다.....

남자들은 잘 알겠지만, 한달에 한번씩은 꼭 미용실에 가야하는데.... 이마저도 할수 없게 되었다. 물론 코로나 확산이 큰 문제이니 이해해야만 한다...

 

슈퍼마켓과 같은 생필품을 판매하는 마트는 영업을 하고 있다. dm과 Rossmann과 같은 독일의 대표적인 드럭스토어도 영업을 하고 있는데, 아래 사진과 같이 매장 안의 전체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밖에서 대기 중인 고객들도 사회적 거리인 1.5m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독일인들의 시민의식이 높은 것도 있지만, 벌금이 무섭긴 무섭나 보다...

독일의 거의 모든 기업들이 재택 근무 모드로 전환하면서 나 또한 재택 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미 3주차다.... 4월 중순까지 재택 근무를 해야하니, 아직 2주나 더 해야한다.... 물론 재택 근무가 효과적이기도 하다. 아침일찍 일어나 7시반까지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퇴근 시간도 줄일수 있어 하루에 약 1시간이 더 생긴 셈이다. 즉 하루를 25시간으로 살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즘에 한국에 재택 근무 인증샷이 유행이라길래, 나도 한번 만들어보았다. 정해진 공간에, 회사 노트북을 놓고,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유 모니터까지 연결하여 제대로된 업무 환경을 구축하였다.

이렇게 갖추고 일을 하니 제법 회사에서의 업무 효율과 비슷해졌다. 모든 회의는 스카이프 미팅을 통해 온라인 회의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상할만큼 너무나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가끔은 동료들과 직접 만나서 회의를 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긴 하지만... 뭐 워낙 독일은 재택 근무라는 것이 일반화되어있어서, 한국과 같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하고 있다.

 

우리 가족이 유일하게 외출하는 시간이자, 가장 조심하는 순간은 마트에 장보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아직까지 마스크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여, 마스크 끼는 사람을 거의 볼수가 없다. 물론 최근 마트 입구마다 관계자가 마트안의 인원을 통제하기도 하고, 카트 없이 마트 출입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카트 이용이 사회적 거리인 1.5m를 유지시킨다고 생각), 쓰고 반납된 카트를 소독제로 세정하는 등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마스크 쓰는 것이 무언가 더 안전해보인다.....

 

최근 전까지만 해도 마트에 쌀, 파스타, 밀가루, 휴지 등에 대해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 구입하기 힘들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사재기가 덜하여 쌀, 파스타, 밀가루 등을 간혹 구입할수가 있다. 물론 예전만큼 찾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아래 사진처럼 휴지는 여전히 구입하기가 힘들다.....

 

유치원이 한달 가량 문을 닫아서, 가장 힘든것은 육아다...물론 나는 재택근무라는 명목하에 조용히 방에서 일을 하지만, 평일과 주말 하루종일 아이를 돌봐야하는 와이프에게는 정말 크나큰 노동일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대한 재택근무를 아침 일찍 7시전에 시작해서 4시전에 끝내고 아이와 놀아주려 애쓰고 있다.

이런 생활이 3주차가 되니, 아이와 놀 아이템도 다 떨어져간다....최근 독일 날씨가 좋아 집 앞 차고 앞에서 여러 종류의 자전거를 꺼내 아이와 놀기도 하고....

 

딸아이가 1살때 독일에 이민 와서 어릴때부터 운동장에서 아빠랑 축구하면서 논 탓인지, 독일 아이들처럼(?)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거실에서 풍선을 가지고 매일 평일 저녁에 축구를 하면서 놀기도 하는데, 아무리 층간 소음 문제가 한국처럼 크지 않더라도 눈치가 보여서 밖으로 공을 가지고 나왔다....

 

다행히 집 앞에 차가 다니는 거리가 없고 넓은 공간이 있어 공을 가지고 놀기에 참 좋다. 물론 이것도 30분 이상 하면 애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

발콘 생활도 시작했다.... 한국의 아파트와는 달리 독일식 아파트, 즉 Wohnung이라는 것은 발콘에 창문이 없다. 특히 우리집 발콘은 꽤 넓은 편이고, 집 앞에 목장이 있어 경치 하나는 정말 좋고 공기도 꽤 좋다.

그동안 기나긴 겨울 추위에 발콘을 거의 이용못하다가, 최근 날씨가 너무 좋아지기도 했고, 외출자제령 때문에 밖을 못나가니, 대신 발콘이라도 나가자는 생각에 발콘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 아래집의 경우, 우리집과 같은 평수지만, 마당과 잔디밭을 이용할수 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넓은 정원에 놀이터같이 시설을 만들어놓았다.... 정말 너무 부럽다.....

다음 집을 사게된다면, 꼭 1층을 사서 정원을 이용할거다!

아이가 집 안에서 놀기 지쳤을 경우, 발콘으로 데리고 나와 돗자리를 깔고 모래놀이를 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단순한 모래놀이에도 싫증이 나서, 그 안에 플레이모빌을 넣어서 놀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바깥공기를 쐬게 하면서 그나마 야외? 생활을 하게하니 다행이다.... 독일 놀이터도 모두 출입금지되서 이렇게라도 놀아야지.....ㅠㅠ

 

지난 주말은 날씨가 너무 좋기도 하고, 집안에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해서 발콘에서 바베큐를 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아서 우리 집앞 목장에 있는 염소들도 야외에서 풀을 뜯으며 뛰어놀고 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는 친한 한국사람들을 집에 불러, 같이 바베큐를 하면서 술마시고 노는것이 유일한 즐거움인데, 집안에서의 파티도 현재 독일 금지 항목에 포함이 되어있어서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끼리라도 바베큐를 하기로했다.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면서, 밤에 영화를 보거나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나 집에 맥주가 꽤 빨리 줄어들고 있다. 정말 다행인것은 독일 맥주는 참 싸다라는 것이다. 아래 사진에서 저 맥주 한 짝?이 한국돈으로 만원 정도니 말이다.

 

이 맥주는 독일 북부 지역에서만 맛볼수 있는 맥주이다. 독일은 지역에 따라 맥주가 수천가지가 넘어서 여러 종류의 맥주를 맛보는 재미도 꽤 쏠쏠한데, 이 맥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성비 최고 맥주이다.

 

이렇게 혼자 맥주를 마시면서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주로 우리집에서 고기 굽는 것은 내 담당이라서 혼자 맥주를 마시면서 경치를 즐기며..... 고기를 굽는다... 이렇게 발콘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고기를 굽는 것은 아마도 한국 생활에서는 꿈도 못 꾸는 일일 것이다.

딸 아이를 위해 소시지와 감자도 몇개 올려 같이 구웠다.

 

이렇게해서 독일에서는 꽤 근사하다고 할만큼 바베큐 한상이 차려졌다. 독일에서 먹기힘든, 파김치도 있고, 라면도 끓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바베큐 상을 빛나게 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한국의 "소주"일것이다.

원래 독일에서 맥주와 와인을 주로 마시고, 한국 소주는 비싸서 거의 마시지 않는데,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소주를 선물받아 이렇게 마시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여행을 할때마다 그 여행지의 소주잔을 모으는데, 이제까지 모은 소주잔이 20잔이 넘는다. 그 중 오늘은 뮌헨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산 소주잔을 선택했다.

 

딸아이도 오랜만에 발콘에서 식사를 해서 신났는지, 젓가락부터 집어 들고 빨리 소시지를 달라고 난리다. 아빠 엄마는 사진부터 찍기 바쁜데 말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 가족은 코로나 사태로, 발콘에서의 생활 시간도 꽤 늘었다....

외출 자제령으로 독일에 사는 우리 가족은 이렇게 삶의 패턴이 변했다. 나와 와이프는 그나마 견딜수 있겠으나, 문제는 집에만 있어 답답해하는 아이다.

 

아래 사진처럼 티비를 볼때도, 같은 자세가 지겨운지, 여러 가지 자세를 바꿔가며 시청하다가 결국 저런 자세까지 나오게되었다.... 이 사진을 보면 얼마나 지겨워하는지 누구나 대략 짐작 할수 있을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