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한 조용한 "햄스터식" 사재기

Herr Choi 2020. 3. 3. 00:48

독일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한 조용한 "햄스터식" 사재기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Herr 초이입니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에 4천명에 육박한 감염자가 나오고 2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중국과 멀리 떨어진 독일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000명 이상의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이탈리아 주변 국가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로 감염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독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독일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 국가 중 대표적인 곳이 이탈리아인데, 최근 이탈리아를 여행한 독일인들에게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질병 관리 본부와 같은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연구소 (RKI) 에 따르면 , 3월 2일 기준 독일에서는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15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의 코로나 감염자수는 20명 안팎을 기록하며 독일 남부 지역인 바이에른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으로는 독일 서쪽 지역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가 86명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일부 학교와 어린이집이 휴교를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인스베르크 라는 지역에 살고 있는 남성이 지난 달 25일 확진 판진을 받으면서, 이 남성과 독일 축제인 카니발 행사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시민 1000명이 자가 격리되었습니다.

 

코로나 우려 속 진행된 독일 축제인 카니발 행사

또한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묀헨글라트바흐에서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초등학교를 오는 15일까지 학교를 휴교하기로 하였습니다.

 

바이에른 주는 총 25명, 바뎀뷔템뷔르크는 총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도 베를린에서 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독일은 중국발 탑승객에게만 적용했던 검역 신고서를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발 승객들에게도 작성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코로나 우려 속 진행된 독일 축제인 카니발 행사

 

이에 독일 정부는 경기 부양책까지 고려하는 중입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파에 잘 대비하고 있으나, 요구되는 상황이 올경우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겠다" 고 전했습니다.

 

독일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한국인들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독감이 더 위험한 것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독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감염자가 마스크를 써야하는 것이지,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긴 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조용히 물품 사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독일 정부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 식량 비축을 권고하고 있는데, 일부 도시 마트에서는 이미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약국에서 손세정제와 마스크는 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마스크 가격 또한, KF94 마스크 20개 기준 120유로, 한화로 약 16만원으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최근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인해,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며 사재기 판매 논란까지 일고 있는데, 독일도 어느새 조용히 이 단계까지 와버렸습니다.

 

손세정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의 모든 약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위 사진처럼 손세정제, 소독제는 모두 품절이라고 나옵니다.

 

온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사재기 현상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래는 독일의 대표 드럭 스토어인 dm 매장의 손세정제 코너입니다. Hände-desinpektion 이라는 손소독제 코너에 가보면 이와 관련된 물품들만 품절인 것을 볼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독과 관련된 의류 스프레이들도 현재 모두 품절이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문구가 다 붙혀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재기 현상은 식료품 매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 사진은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한 마트 사진입니다. 마트에 위치한 장기 저장 음식인 통조림 코너에 물건들이 텅텅 비어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많은 독일인들이 햄과 소시지류, 피클, 옥수수콘 등의 장기 보관할수 있는 음식들을 벌써 사재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파스타와 면 종류를 많이 먹는 독일인들이기에, 이 코너도 물품이 바닥을 보였습니다. 특히 많은 파스타 제품들이 이탈리아산이 많은데, 현재 이탈리아의 심각한 코로나 상황 때문에 북이탈리아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고있어, 저렴하게 구입해올수 없어 입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파스타 소스 또한 많은 마트에서 사재기 현상을 볼수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한 마트 사진 (이혜인님 제공)

장기 보관 할수 있는 냉동 식품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독일 냉동식품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는 피자한판들이 많이 팔리고 비어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한 마트 사진 (이혜인 님 제공)

유제품류 코너 또한 많은 물품들이 비어있는데, 한국보다 독일의 유제품류는 유통기한이 긴 편으로 2주정도 되는편이라, 이 제품들도 사재기 품목 중 하나입니다.

 

프랑크푸르트 한 마트 사진 (이혜인님 제공)

이렇게 독일인들은 코로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물건을 사재기 하고있습니다. 이러한 사재기를 독일에서는 "Hamsterkauf" 즉 "햄스터식 사재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햄스터식 사재기란 햄스터 볼주머니처럼 가능한 많은 품목을 재고로 만들기 위해 대량의 일상 용품, 특히 식료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빗대어 부릅니다.

 

독일 Welt 신문지에서는 햄스터식 사재기 리스트까지 공유하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대비할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독일 Welt 신문사에 나온 햄스터사재기 기사

100여개가 넘는 물품들이 리스트에 적혀 있는데,  식료품, 음료수, 소독제, 배터리, 비상약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여러 물품들이 꼼꼼하게 적혀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해 2주간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못해 집에만 있을 경우, 2주간 먹고 살 물품들을 미리미리 준비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인채 독일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계신분들도, 독일에 계신분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