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이민_코로나 사태로 독일에 처음 실망했다

Herr Choi 2020. 3. 20. 02:10

독일 이민_코로나 사태로 독일에 처음 실망했다

 

Hallo Guten Tag

 

독일 코로나19 감염자가 하루만에 2천 명 이상 증가하며 3월 19일 기준 1만 4천명을 넘어섰다. 독일 일간지 모르겐포스트(morgenpost) 통계치에 의하면 3월 19일 오후 5시 기준 전체 감염자수 1만 4544명, 격리해제 113명 그리고 사망자 43명을 기록하였다.

이로써 이탈리아 3만 5713명, 스페인 1만 7395명에 이에 유럽에서 3번째로 많은 감염자수를 보이고있다. 전 세계 감염자수를 보면 한국을 넘어섰으며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감염자수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4천 명 이하의 감염자수를 보이다, 4일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독일에 갑작스럽게 감염자수가 늘어난 데는 독일 정부의 늦장 대응이 한몫을 하였다.

 

출처:morgenpost.de

독일 정부는 이제 와서야 한국형 바이러스 검사 방식을 뒤늦게 도입하여 감염자들을 검사하는 데 주력하고있다. 독일의 로버트 코흐 연구소 RKI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 등급을 높음으로 상향하였고, 연방 외무부는 해외에 거주 중인 독일인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방안을 추진중이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의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유럽 내 공장을 대부분 가동 중단하기로 할 정도로 경제위기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로 인한 단기 실업자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일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은 관공서들도 임시 업무 중단을 발표하여, 한국 유학생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비자 신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morgenpost.de

많은 코로나 감염자수를 보이고 있는 독일 바이에른 지역은 식당 영업에 있어 테이블간 간격을 1.5미터 이상 유지하고, 방문자수를 30명으로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며칠 전부터 독일은 인접 국가인,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막기 시작했으며, 출퇴근자를 비롯한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국경을 넘나들 수 없도록 시행하고 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18일 오후 6시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년 인사를 제외하고 메르켈 총리가 생중계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은 처음일 정도로, 독일 정부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Spiegel 언론지

이날 메르켈 총리는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하며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발표했다.

공적이나, 사적인 모임은 피하라고 하면서, 이를 어길시 금주 수요일부터 처벌을 받는것으로 독일 기사가 나왔다. 프랑스는 지난주부터 특별한 사유 없이 외출 금지령을 실시하였는데, 독일 정부도 이와같은 초강수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식량 물품 공급에 대해서는 부족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하며, 식량난은 오지 않을테니 마트 사재기에 많은 비중을 두지 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마트 상황은 다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쌀, 스파게티, 밀가루를 사재기 하고 있어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이러한 물품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미 1인당 구매 제한을 두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공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독일 마트, 상황 휴지를 찾아볼수 없다.

특히 휴지는 이미 독일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물품이 되었다. 다른 진열대에 비해 휴지는 전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으며 1인 수량을 1개로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현재 휴지 구입 전쟁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휴지 구매 대란에 대해 "식량이 아닌 휴지 구매 대란은 처음" 이라는 반응이다.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휴지가 귀중품이나 차에 두고 내리지 말라는 사진이 돌기도 한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독일에서는 아직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인접 국가인 체코에서는 이미 마스크 착용 없이는 대중교통 이용 금지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한 사람들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도대체 독일인들은 왜이렇게 늦장 대응을 했고, 아직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지, 정말 너무 답답하고 분노가 치어오른다.

독일에 살면서 독일인들 특유의 느릿느릿함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커지면 분명 한국보다 심각해질것이라고 한달전부터 나는 생각했지만, 정말 이렇게 순식간에 국가 경제가 흔들릴정도로 심각해질지는 몰랐다.

한국이 빠릿빠릿하게 코로나 검사를 하고, 감염경로를 공개해 사람들로 하여금 자가 진단 및 위험 경로를 인식할수 있게해 지금 코로나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을 한것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독일인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는다. 정말 더 아이러니한것은 마트, 상점, 약국을 가봐도 마스크를 전혀 구입할수가 없다. 마스크는 쓰지 않지만 마스크를 살수가 없다.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추측하건대, 분명 독일인들 지금 눈치 싸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는 센척하지만 뒤에서는 항상 조용히 준비하는 것이 독일인들 대부분의 성격이다. 그래서 일본인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본다.

 

지금 독일인들은 누가 먼저 마스크 착용하나 기다리고 있고, 자기가 먼저 하는게 아닌, 남에 의해 강제로 마스크 착용하게 되는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독일 회사를 다니면서 이러한 독일인들의 성격을 이미 예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현재 독일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여 1차적 전염을 줄이는 데 총력을 쏟고 있으며 2주 후 결과를 지켜볼 입장이다. 한국인으로서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나는 한국이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한 국가가 될것이고 이번 계기로 한국의 바이러스 위기 대처 능력이 전세계에 모범 사례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독일 이민 후 처음으로 독일에 크게 실망했다. 이를 계기로, 독일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있어 신뢰가 한동안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