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란 나라는..

독일 월급쟁이 6년차, 나는 이제 통일세를 내지 않는다

Herr Choi 2021. 3. 18. 01:37

독일 월급쟁이 6년차, 나는 이제 통일세를 내지 않는다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독일 이민, 독일 회사 6년차 Herr 초이입니다.

 

독일 회사 생활도 벌써6년차라니... 시간이 참 빠릅니다. 이민 가방 3개를 꽉꽉 채워서 18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아는 지인 없이 무작정 비행기에서 내린게 아직도 생생한데 말이죠.

 

특히 2020년은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것 같아요... 30대 초반에 독일에 이민 왔는데 벌써 30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있다니.. 우울합니다.

 

저는 독일 회사에서 일하면서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세금을 떼고 나면 그렇게 많이 받는 편은 아니에요. 독일 월급쟁이 세금은 사람마다 정말 다 다르지만, 저같은 경우 외벌이에 결혼을 한 상태라 세금 등급이 3으로, 약 35%를  뗀 금액이 월급 통장으로 들어옵니다. 정말 어마어마하죠?  가끔은 외국인인 제가 독일에서 봉사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의 경우 약 45%를 내니.. 그 사람들에 비하면 불평할게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독일은 세율이 너무 센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1년 1월부터 독일에 사는 월급쟁이인 저에게 한가지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아니, 독일에 사는 한국인뿐 아니라, 독일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인데요.

 

"드디어 독일에서 통일세를 안 내게 되었습니다!"

 

30년 전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이후, 상대적으로 빈곤한 나라였던 동독의 경제를 지원하고 서독과의 빈부 격차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던 세금이 바로 통일세입니다. 원래는 1년 한시적인 목적으로 1991년에 도입되었지만, 통일 비용이 급증하면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해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원래 7.5%의 세율이었으나, 1997년에 5.5%로 낮춰졌고 이 덕분에 독일은 매년 20조원을 확보하였습니다.

 

독일 통일세 폐지

사실 통일세 폐지는 갑자기 나온 이야기는 아니고, 2년전부터 독일 정치인들 사이에서 크게 논의되고있던 안건이었습니다. 2012년에 동독에 지원하는 금액보다 걷혀진 세금이 더 많아서, 잉여 세금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19년 독일 정부는 고소득자 10%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 통일세를 내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고소득자 상위 6.5%는 지금보다는 낮은 통일세를 내게 되고 그 외 연기준 96409유로(싱글)/192818유로(부부) 이상을 버는 최고 소득자들은 지금과 다름없는 5.5%에 해당하는 통일세를 계속 내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통일세라는 이름은 아니고, 연대할증 "Solidaritäts-zuschlag" 이라는 명목으로 제 월급에서 매달 빠져나갔었어요. 독일에서 5년동안 월급쟁이로 일하면서, 이 세금을 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이는 저 뿐만이 아니라, 독일 동료들도 같은 생각이었는데요. 20년 전부터 독일 국민들의 세금 저항감이 적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12년 전에 시행된 설문조사에서는 합리적인 세금이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80퍼센트에 달했다고 해요.

 

고소득자 10%만이 여전히 독일 통일세 납부

이렇게 통일세를 내지 않게 되면서 사람마다 소득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최대 190만원을 덜 내게 되었어요. 특히 저의 경우 1년에 약 110만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되었답니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기 위해, 제 월급 명세서를 예를 들어 보여드릴게요!

 

(독일에서 월급 명세서를 다 공개하는 것은 회사 연봉 시스템 등의 노출로 인해 불가능하지만 아래와 같이 통일세 부분만 보여드리는 것은 괜찮습니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월급에서 빠져나가던 통일세 69유로

2020년 12월,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월급에서 매달 거의 70유로, 한화로 약 9만원씩 빠져나가던 통일세였죠.. 매달 빠져나가는 몇백만원의 세금 중 9만원이라 큰 금액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 성과급에서 빠져나갈때는 몇십만원씩 빠져나가기 때문에 적지않은 금액이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회사 연봉이 동결이 되었었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통일세가 폐지된다는 독일 언론을 접했을 때 무언가 연봉이 상승되는 느낌(?)이었답니다 ㅎㅎ

 

2021년 1월부터 더이상 월급에서 빠져나가지 않는 통일세

올해 1월 월급 명세서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Solz 항목 (Solidaritäts-zuschlag)은 남아있지만, 금액은 적혀 있지 않죠. 즉 더이상 월급에서 통일세를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이제 월급 뿐 아니라, 독일 회사에서 받는 보너스에서도 통일세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습니다!

 

사실 올해 2021년부터 통일세가 폐지되었을뿐 아니라, 육아수당 (Kindergeld) 도 204유로에서 219유로로 , 15유로나 올랐습니다 ㅎㅎ 이래저래 좋은 일들이 많은 2021년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독일에서 먹고 사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