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회사 생활 이야기

독일인이 한국을 "아시아의 이탈리아"라고 부르는 이유

Herr Choi 2020. 3. 18. 00:47

독일인이 한국을 "아시아의 이탈리아"라고 부르는 이유

 

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Herr 초이입니다.


독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간지 4년차.
독일은 사람들의 성격, 사회 시스템, 생활 방식 등에서 한국과 굉장히 다른데요, 특히 독일 회사 문화만큼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것 같습니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은 예감이 들정도로 내 성격과 업무 방식, 회의 방식에 있어 독일회사 문화에 맞춰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만큼 한국과 독일은 멀리 떨어진 거리처럼 회사 문화에 있어서도 굉장한 갭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회사 생활을 할때 그룹 중심의 문화, 군대 서열 문화, 야근 문화, 주말이 보장되지 않는 문화, 의사 표현의 제한 등에 싫증을 느낄만큼 외국 회사 문화에 알맞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도 의견을 서스름 없이 강하게 어필하는 제 회사 내에서의 성격을 보고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독일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한 2016년 어느날 제 독일인 동료들이 저보고 이러더라구요.

"Herr Choi, 너는 이제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전형적인 한국인이 아닌것같아. 자기 주장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도, 항상 이성적인것 같아."

독일 자동차 회사는 아시아 업체와 많은 비지니스를 하기에, 중국, 한국, 일본인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인에 대해서는 "아시아의 이탈리아인" 이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무슨 뜻일까요?

많이 아시겠지만 이탈리아인은 언어에 많은 억양이 들어가있고, 대화를 할때 손을 이용해서 제스처를 참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감정 표현에 대해 바로바로 표출하는 편이죠. 한국인도 그렇다는 것이 대부분 독일인들의 생각입니다.

이것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고 해요.!!


비지니스 미팅 시 회의가 잘 풀릴때에는 긍정적인 감정을 웃으면서 표출하면서 비지니스 파트너가 아닌 친구처럼 회의를 해서 좋기도 하지만, 회의가 안 풀릴때는 한국인들이 가끔 언성도 높이고, 화를 내기까지 한다는 것이죠.
이런 점들이 이탈리아인들과 많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럼 독일인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걸까요?


독일인들이랑 회사 생활을 하거나, 미팅을 해보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랑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만큼 독일인들은 업무를 하면서 본인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일을 하며, 소리지르는 것도 본적이 없습니다. 회의시간에도 아무리 회의가 안풀려도, 긍정적인 표현이 들어간 문장을 사용하면서 회의를 차분히 이끌어 나갑니다.
그래서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이 독일인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굉장히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실 독일은 일본인들과 참 잘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비지니스 미팅때 느껴본 일본인들의 경우, 제 앞에서는 굉장히 공손하고, 회의 중간에 심한 감정 표현 없이 모두 OK 라고 긍정적으로 회의를 마치지만, 회의 뒤 날라오는 이메일에서는 부정적인 내용들이 날라오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독일인도 앞에서는 참 침착하고 냉정한척 하면서도 뒤에서는 항상 다른 의견을 내세우며 소위 뒷담화라는 것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참 일본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독일은 일본에 대해 굉장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인들에게 만약 주재원을 간다고하면 아시아 중 어딜 가장 가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면, 독일인들 대부분 일본이라고 합니다. 왜 일본에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나라가 굉장히 깨끗하며 일본인들은 굉장히 공손하고 본인들과 성격이 잘 맞을것 같다고 합니다.
(사실, 일본인들이 공손한것은 인정하나, 그 속에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게 되면 독일인들도 그렇게 생각 안할거라 생각하는 1인입니다)

독일인들이 이탈리아인에 대해 감정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마도 전반적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국민들이 서로 상대 국가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지 않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인들은 독일인을 돼지하고 부르기도합니다. 일만 열심히 하고 놀줄 모른다는 의미에서 그렇다고 해요.
감정 표현을 절제하면서 대화하는 법을 초등학교때부터 배워온 독일인들에게 이탈리아인들은 참 감정 조절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많이 생각합니다.

 

출처:Youtube

사실 분노,짜증과 같은 감정 표현을 하면 오래 산다고 해요.
급한 성격의 이탈리아인이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다른 국가에 비해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독일 예나 대학 연구진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등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하면 수명을 2년 연장할수 있다고 해요. 이 연구진은 불같고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오래 사는 열쇠라고 주장하며 자기 구속력이 강한 사람은 정신적 웰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인으로서 독일 회사에 일하다보니, 한국 문화와 독일 문화의 중간에서 혼란스러울때가 가끔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한국 문화가 더 잘 맞을 때가 있고, 어쩔때는 독일 문화와 업무 방식이 맞을때가 있거든요.

 

물론 비지니스 미팅에서,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좋지않지만, 한국 문화를 장점을 잘 살려서 외국 기업과의 미팅을 진행한다면,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라 봅니다.

 

독일 자동차 회사에서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일하다보니, 한국인처럼 빠르고, 책임감 있고 결단력 있는 사람들을 거의 본적이 없을만큼 한국인들이 가장 일 잘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독일 회사에서는 한국 회사에서는 상상할수 없는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답니다.

해외 회사 문화,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릴수 있도록 자주 에피소드를 포스팅할게요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