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회사 생활 이야기

독일회사 늦게까지 야근하니, 인사팀이 팀장에게 경고

Herr Choi 2018. 3. 13. 02:14

 독일 회사   늦게까지 야근하니, 인사팀이  팀장에게 경고  

 

 

Hallo! Guten Tag !

 

독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간지 1년 7개월차.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만큼 한국과 독일은 멀리 떨어진 거리처럼 회사 문화에 있어서도 굉장한 갭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7년간의 회사 생활에 익숙해져있던 저에게는 처음에는 이러한 독일 회사 문화가 낯설어 적응하는데 오래걸렸지만 지금은 제 마인드가 완전히 독일 직장인들처럼 바뀌었을 만큼 많이 변해있음을 느낍니다.

 

"실제로 한국 회사 생활을 할때 그룹 중심의 문화, 군대 서열 문화, 야근 문화, 주말이 보장되지 않는 문화, 의사 표현의 제한 등에 싫증을 느낄만큼 외국 회사 문화에 알맞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도 의견을 서스름 없이 강하게 어필하는 제 회사 내에서의 성격을 보고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그런 저의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의 직장 문화는 쉽게 받아들일수가 없었습니다.

 

독일은 근로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근로자의 체력, 건강이 중요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환경을 보장해주는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딸 가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회사 생활을 해나가기에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대학원을 마치고 첫 직장의 경우 밤 10시마다 매일 회의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왜 10시에 시작하냐는 말에 돌아오는 그룹장의 말은...

 

"업무 시간에는 일에 집중하세요! 회의는 일하는것이 아닙니다"

 

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

 

그래서 옮긴 두번째 직장.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으나 고객에 이슈가 생기는 날은 금요일이라도 야근을 해야하고 토, 일요일에 출근을 해서 월요일 아침에 보고를 해야하는 일도 있었죠.

 

 

이렇게 체력이 바닥 난 상태에서 야근을 하다보면 늘어가는 것은 커피잔 수 뿐이며 줄어가는 것은 내 체력과 수명인듯한 느낌...

 

솔직히 이렇게 강제적으로 엄청난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게 되면 효율이 그닥 높지 않습니다.

강제적인 것을 하려다 보면 의욕이 높지 않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 떼우다 가기 쉽상이죠.

 

사무실 책상에는 지저분하게 쌓여져만 가는 볼펜과 서류들.. 그리고 먹다 만 커피잔들..

 

 

한국 회사에 휴가를 쓰기도 쉽지는 않죠. 바로 이 팀워크라는 구차한 변명때문에...

 

상사의 눈치에 주말을 껴서라도 3박4일로 휴가를 가려고 6개월 전에 잡아놓았던 비행기표 티켓... 여행 전에 가족과 함께 해외 여행 간다고 했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지금 이 상황에 휴가 갈 때에요? 책임감이 부족하네요!

 

이라는 공격적인 상사의 말투....

 

한국에서는 그룹 중심 문화가 회사 전반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다같이 일하고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한명이라도 휴가를 써서 여행을 가면

"누구는 휴가 가고 참 좋겠다. 팔자 좋네...나는 밤새 야근하는데"

 

라는 가장 가깝게 지내던 직장 동료의 뒤통수 치는...

 

 

자 그럼 이제 독일 회사 문화를 이야기 해볼게요.

 

우선 지난 달에 있었던 독일 회사 내에서의 에피소드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저는 주로 독일 회사에 7시 반에 출근하여 4시에 퇴근하는 8시간 근무제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독일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을 30분으로 계산하고 자유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죠.

 

 

지난 달에 독일 회사 팀 내에서 일이 많아서 일을 늦게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7시 반에 출근하여 6시 반 넘어서 퇴근을 하게 됬네요. 지난 달 근무 시간 정산이 끝난 이번 달에 팀장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Mr. Choi, 지난 달에 2번이나 10시간 30분씩 일한 적이 있는데 사유가 뭔가요? 제가 인사팀으로부터 팀원 근무 시간 관리를 잘하라고 지적을 받았습니다. 제가 입사 초기에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하지 말라고 분명히 교육을 시켰지 않나요?"

 

한국 회사내에서 절대 받을수 없는 팀장의 메일 내용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변할수 밖에 없었어요.

 

"제가 정확히 그날 뭘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다음부터는 10시간 넘지 않게 근무 시간을 봐가며 일할게요. I 'm sorry"

 

아니, 야근을 했는데 팀장이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혼내고, 저는 일을 많이 했는데 칭찬받지 못하고 혼났네요. 좀 아이러니 하죠?

 

이렇게 독일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는 편입니다. 만약 팀원이 10시간 이상 근무를 하다가 퇴근길에 사고가 난다면 전적으로 책임은 바로 그 직속 상사에게 있기 때문이죠.

 

좀 심한 경우에는 구속될수 있다는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말투로 팀장이 저에게 이야기를합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노동 시간이 2113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반면 독일의 경우 1371시간으로 한국의 60%밖에 되지 않네요. 제대로 된 work and life balance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요일에 출근하려면 해당 관청의 사인을 받아야 일을 할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근로자의 권리를 독일에서는 볼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그룹 중심의 근무 문화보다는 개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프로젝트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내 일만 끝내면 1년치 휴가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휴가를 가도 직속 상사조차 뭐라고 할수 없는 문화죠.

 

 

한국에서는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가장 이쁨 받는 부하 직원이 되지 않나요?

 

물론 그 중에는 정말 능력이 좋고 일이 많은 직원이 있겠지만 때로는 윗 상사에게 이쁨 받기 위해 근무시간에는 담배를 피며 한숨쉬어가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 자리에 앉아 일하기 시작하는 직원도 있죠.

 

심지어는 그 시간조차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며 일하는 척, 밤늦게까지 남아있는 직원들도 많이 봤습니다.

 

 

한국 회사의 이런 비효율적인 문화에는 다 군대 문화의 상하 수직 계열의 구조, 팀장의 눈칫밥을 먹고 사는 문화가 깔려있기 때문일것입니다.

 

하지만 야근하는 직원을 오히려 혼내며 근로자의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 2개다 신경쓰는 독일 회사 문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직원들이 더 일할 맛을 느끼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어 적게 일해도 더 많은 성과를 낼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평일에 칼퇴근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주말에 충분한 가족과의 휴식, 취미 생활, 여행을 통해 다음 주 출근을 대비할수 있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휴식 없이는 제대로 된 근무를 할수 없다"

 

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독일 회사 문화

 

왜 아직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이 간단한 원칙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독일 회사에서는 한국 회사에서는 상상할수 없는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답니다.

 

해외 회사 문화,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릴수 있도록 자주 에피소드를 포스팅할게요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시고 !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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