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aily Life

독일 축제에서 아이와 만든 할로윈 호박

Herr Choi 2018. 10. 23. 00:01
  독일 축제에서 아이와 만든  할로윈 호박 

 

Hallo! Guten Tag !

 

독일의 가을은 항상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왜냐구요? 가을만 되면 매달 다른 축제가 연속해서 열리거든요. 특히 우리 동네는 더욱더 그런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9월부터 수많은 축제들이 열리는데, 대략 간추려 보면

 

9월 중순에 독일의 맥주 축제 시작

10월 초에 지역 밤 축제 시작

10월 중순에 소방서 축제 시작

10월 말에 할로윈 시작

11월 중순에 랜턴 축제 시작

이렇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다녀온 우리 동네 밤 축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축제의 이름은 Kastanienbeutelfest ! 독일어로 Kastanien은 밤이라는 뜻으로 가을에 열리는 밤 축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축제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최근에 생긴 것으로 다른 축제에 비래 오래된 축제는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축제입니다.


이 축제에 원래 갈 생각은 없었지만 축제 전날 집주인 딸이 집에 찾아와서 이렇게 말하고 가더라구요.

 

"내일 시내에서 밤축제가 열리는데 벼룩시장도 열리고 볼게 참 많아, 특히 아이들을 위한 행사들이 많아서 너네 딸에게 참 좋을것같아 시간 되면 꼭 가봐"

이렇게까지 집주인 딸이 신경써 주면서 말해주고 갔는데 안갈수가 없는 상황! 제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이웃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집주인 가족이 축제가 있을때마다 미리 알려주고, 때로는 같이 가서 투어도 시켜주는 참 친절한 분들이랍니다.

 

결국 다음날 점심 즈음 해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보았습니다. 차를 가져가기에는 분명 혼잡스러울거고 주차할 공간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할것 같아서 말이죠. 특히 이날은 축제를 위해 메인 도로를 꽤나 길게 차단하여 이 도로 한복판에서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버스조차도 이 날을 위해 노선을 변경하여 운영합니다.

이 곳이 축제가 시작되는 포인트입니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곳으로 보아 꽤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러왔나봅니다. 요즘 가을이 시작되면서 부쩍 날이 추워졌는데 이날만큼은 반팔을 입어도 무난할정도로 날씨가 굉장히 좋았어요.

Trölsch라는 곳은 독일의 유명한 빵집 체인브랜드입니다. 이곳의 빵은 굉장히 싸고 맛있어서 아침마다 이 빵을 사들고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는 독일인들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Trölsch 에서 밤 축제를 맞이하여 새로운 빵을 판매를 하고 있더라구요. 밤축제인만큼 밤으로 만든 빵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15cm가 3유로 (약 3900원), 30cm가 6유로 (7800원) 밖에 안하더라구요. 이 빵을 판매하는 가판대는 대략 30m 정도 길게 늘어서 있는데 축제가 끝나갈 무렵에는 이 긴 가판대의 모든 빵이 다 팔릴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빵집을 지나 조금 더 축제 현장속으로 들어가보니, 재미있는 이벤트가 진행중이었어요. 바로 "베이비 카트 경주"에요. 원래는 이 길이 버스와 승용차가 다니는 일반 도로인데 이렇게 모든 차량이 진입 못하게 통제를 해놓고 아이들용 카트 트랙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이렇게 독일의 축제를 가보면 항상 발견할수 있는 공통적인 것은,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 및 배려가 참 잘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축제는 어른들을 위한 축제로 변질될수 있지만 이곳 독일에서는 가정을 중요시하는 독일인들의 문화가 반영되어 아이들도 축제를 즐길수 있는 권리를 누리도록 인프라 구축을 참 잘해놓습니다.

 

베이비카트 경주는 사실 어수선합니다. 카트를 역주행하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카트를 운전하다 힘들어 들고 걸어가는 아이들도 있고..... 어떤 아이는 카트 경기중 울어서 아빠가 뒤에서 밀고 가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이 경기의 목적은 분명 아이들이 신나게 즐기는 것에 있다는 거겠죠.

우리 아이도 베이비카트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하고싶다고 하네요. 그래서 안전모를 착용시키고 카트를 출발시켜봅니다! 

사실 이런 카트는 우리 아이가 타본적이 없어서 잘 할까 싶었는데, 막상 출발시켜보니,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따라 곧잘 하네요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까지 힘차게 나아가는 우리 아이! 결국 마지막에는 힘들어서 제가 뒤에서 밀고 결승점까지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카트 경주를 하고 신난 딸 아이를 보니 행복합니다.

결승점까지 돌아온 아이들에게는 아래 사진처럼 아이들용 과일쥬스를 상으로 줍니다. 참 아이들을 1순위로 생각하는 나라답게, 축제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배려들을 쉽게 찾아볼수가 있어요.

은행이 위치한 넓은 광장에서는 또 다른 이벤트가 펼쳐지는 중입니다. 이 광장은 Sparkasse라는 독일의 저축은행이 위치한 곳인데 종종 이곳에서 주말마다 행사가 많이 펼쳐집니다. 저 커다란 빨간 돼지는 이곳 은행의 랜드마크!

 

이 곳에도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길래 저희도 한번 광장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아하! 이곳에서는 할로윈 호박을 만드는 이벤트로 주로 진행이 되고 있더라구요. 커다란 상자안에 가득 쌓인 호박들!  

마침 이곳에서 집주인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사실 우리 집주인 아주머니는 Sparkasse라는 독일의 저축은행에서 근무를 하시는데 마침 이 광장에서 은행 직원들이 주관하여 진행중인 이벤트가 진행중이었던거죠.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우리를 보자마자 굉장히 반가워하며 할로윈 호박을 만들고 가라고 합니다.

 

독일의 10월 말에는 할로윈 축제가 열립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할로윈에는 아이들이 괴물이나, 고양이, 마녀 등으로 변장하여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사탕과 초콜렛을 얻으러 다닙니다.

 

특히 이 호박은 할로윈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할로윈데이에 이 호박을 집앞 현관에 놓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입니다.

 

저희도 이번 할로윈 데이에 집앞 현관에 놓을 호박을 만들어보기로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이런 것을 해볼 기회조차 없었고 독일에서도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감을 못잡고 있었는데 집주인 아주머니가 흔쾌히 도와주었습니다.

우선 펜으로 호박에다가 밑그림을 그려 잘라낼 부위를 선택합니다. 왼쪽 위 사진처럼 밑그림은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해주셨어요. 그런 다음 호박 위뚜껑을 선을 따라 칼로 잘라내면 됩니다.

이후에는 호박 속의 내용물을 걷어내기 위해 수저로 다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사실 이 과정이 가장 오래 걸리는 단계입니다. 속을 최대한 깨끗히 걷어내야 최종적으로 깔끔한 할로윈용 호박이 완성이 되거든요.

 

할로윈용 호박을 만드는 모든 과정은 아이와 함께 할수 있도록 안전한 공구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축제에서 할로윈 호박을 만드는 신선한 경험을 아이와 함께 할수 있도록 해준 축제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안의 내용물을 다 퍼내고 마지막 작업은 호박의 눈과, 코 입을 만드는 단계! 이제 거의 완성입니다.

자 이것이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든 할로윈 호박이에요! 처음 만들어본 할로윈 호박이라 어딘가 굉장히 어설프긴 하지만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본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봐요. 이렇게 만든 할로윈 호박은 큰 종이백에 담아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사실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저희가 차를 안가져온것을 알고 본인 차로 나중에 가져다주겠다며 직접 옮겨주셨습니다. (버스에 들고 타기에는 무거우니 차로 실어다주겠다며 ㅠㅠ)

광장 한편에서는 빨간색으로 모든옷을 깔맞춤한 마술사 아저씨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혼신을 다해 아이들을 웃기려고 하는 이 아저씨의 모습 또한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이 아저씨는 축제 내내 이렇게 마술 공연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광장을 지나 또 다른 메인 포인트로 옮겨봅니다. 아래사진에서 보시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축제를 보러 왔습니다. 도로 한 쪽에는 다양한 음식점, 상점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여러 나라의 음식과 기념품들도 구경해볼수 있었어요. 

또 다른 넓은 광장에 펼쳐지고 있는 베이비 카트 경주! 이 곳에서는 소방차들도 많이 있었는데요. 

독일 우리동네에서는 소방서에서 이렇게 축제때마다 참여하여 소방차를 체험할수 있게 해줍니다. 아이들이 직접 소방차에 탈수 있도록 하거나, 소방차 내부를 공개하여 어떤 장비들이 어떻게 설치되어있고, 불을 어떻게 끄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줍니다. 그래서인지 독일에서는 소방관들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상당합니다.

 

사실 저희 집주인 아저씨의 부업이 소방관입니다. 독일의 소방관은 전업으로 하는 소방관이 있긴 하지만 그 수가 적고 부업으로 소방관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실제로 본업을 가진 그 동네의 주민들이 직접 소방관이 되어 그 마을을 지키는 시스템인 셈이죠.

 

밤 축제 현장을 걷다가 발견한 하나의 상점! 바로 군밤을 파는 상점입니다.

아마 이 축제의 메인 상점이 아닐까 싶어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군밤을 먹기위해 줄을 서 있더라구요.

사실 독일에서 군밤을 먹어본적이 없어서 독일에 없는줄 알았거든요.

150그램의 군밤을 약 6천원에 팔아, 한국보다는 비싼편이었지만 그래도 못먹어본지 오래되기도했고, 우리 아이에게 군밤이라는 것을 처음 맛보게 해보고 싶었어요. 철저하게 계산적인 독일인들의 성격답게 군밤을 담아줄때도 저울에 정확히 무게를 재서 손님들에게 주더라구요. 

조금 비싼편이긴 했지만 한국에서 먹어본 군밤과 맛이 똑같았습니다. 저희 딸도 처음 맛본 군밤이라는 것에 신기해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맥주를 좋아하는 독일인들에게 축제에서 빠질수 없는 것은 바로 맥주죠! 아래 사진처럼 맥주를 판매하는 상점마다 스탠딩 테이블이 놓여져있어 모르는 사람들과도 한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며 교류를 할수 있도록 마련해놓았습니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조그만한 버스인데 이 버스는 사실 간이 펍입니다. 이 펍에는 의자가 2개밖에 없어 좁긴 하지만 이런곳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것같네요.

축제에서 만든 할로윈 호박은 저희 집 발코니에 보관중이랍니다! 이번 할로윈은 이 호박으로 재미있게 보낼수 있을것 같아요. 이 할로윈 호박은 썪는것을 지연시키기 위해 스프레이를 뿌려 보관해야합니다.

할로윈 호박을 보며 좋아하는 저희 딸이에요!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시고 !


Auf Wiederse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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